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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21일, 두려움과 기대 반으로 누리봄으로 처음 실습을 나갔다. 9시에 원장님께서 시설에 대한 간단한 오티를 해주시고, 바로 회원님들을 뵈러 2층으로 갔다. 처음에는 회원님 한 분 말고는 누구도 우리에게 신경 쓰지 않았다. 어색하기도 하고 긴 묵의 시간을 견디기 어려워서 한 분 한 분 성함을 물어보았다. 그 중에 "제 이름 몰라요"라고 말씀하신 분이 계셨다. 정말로 모르시는 건지, 말하고 싶지 않으신 건지 선생님께 여쭈어보니 후자였던 것 같다. 앞으로 내가 누리봄에서 일주일동안 어떤 마음가짐으로 지내고, 회원님들과는 어떻게 대화를 이어가야할지 고민을 해보았다. 그리고 먼저 회원님들께 나를 소개하고, 이분들의 성함을 모두 외우는 것이 나의 첫 목표가 되었다.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름을 외우는 일은 쉽지가 않았다. 그래도 노력한 끝에 새로 오신 분들까지 모든 이름을 다 외우게 되었다. 그리고 두 번째 목표는 마주치는 모든 회원 분들과 식사는 잘 하셨는지, 아침으로 무엇이 나왔는지, 오늘 날씨는 화창한지 등 간단한 대화를 해보는 것이었다. 가끔 대답을 들을 수 없을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회원님들은 대답뿐만 아니라 오히려 나에게 그들이 궁금한 많은 것들을 질문하셨다. 언제부턴가 노력해서가 아닌, 자연스럽게 회원님들과 한 자리에서 웃고 떠드는 시간들이 많아졌다. 회원님들과 대화를 할 때, 이론에서 배운 치료적 의사소통을 적용하려고 애썼지만 실제로는 쉽지가 않았다. 집에 가서 내가 한 말을 다시 떠올려보면 실제로 비치료적 의사소통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하면 좋을지 다시 생각해보았다. 누리봄 회원님들은 음성증상을 많이 보이셨고, 약물로 증상이 많이 조절되는 분들도 계셨다. 아침마다 오늘 자신이 한 일을 체크하는 일상생활훈련을 하였고, 오후에는 체육활동, 동네탐방, 요리경연대회 등 여러 가지 재활프로그램을 통해 사회기술훈련을 하였다. 일주일동안 이들과 생활하면서 남들과 똑같이 열심히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란 것을 느꼈고, 인권교육을 통해 인권을 주장해야하는 것이 아닌 모든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날에는 아쉬운 마음이 가장 많이 들었다. 일주일이란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갔고, 회원님들과 이제 마음을 열고 친해지려고 했는데 떠나게 되었다. 학생들이 가면 허전한 마음이 든다는 회원분도 계셨고, 마지막 날에 우리가 간다는 걸 아시는 지 그 날은 거의 모든 회원 분들이 거실에 나와 계셨다. 누리봄으로 실습은 나의 편견을 깨고 잊지 못할, 좋은 사람들을 만난 시간들이었다. 지역사회에 정신관련 더 많은 인력과 기관이 필요하단 것을 깨달았고, 회원 분들이 누리봄을 디딤돌 삼아 앞으로 더욱 건강하게 생활하고, 지역사회로 복귀하여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을 사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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