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누리봄에서의 실습은 내 태도를 바꿔 주었다. 누리봄은 병원이나 지역사회로부터 대상자를 의뢰받고 면담을 통한 자격 심사 후 적합하다고 판단이 되면 입소가 가능한 기관이다. 정신질환을 가진 대상자들이 사회로 복귀 하기 전 적응을 하도록 돕는 것이 주된 역할이며 3개월에서 최장 6개월까지 생활을 하게 된다고 한다. 오티 때 선생님께서 정말 단 1일만 실습을 하고 가지만 자세하게 설명해 주셔서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실습을 할 수 있엇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실습에 임하니 회원님들과 함께 있는 것이 더 편했고 오히려 먼저 다가와 주셔서 놀랐다. 그리고 선생님이 사전에 해주셨던 말처럼 정말 기능이 좋으시고 퇴소를 준비하시는 분을 보니 사회에서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는데 거의 어려움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시설 내에 오목이나 장기와 같은 놀이들이 있어서 함께 이것들을 하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많이 친해질 수 있었다. 오전에 음악치료를 하면서 음악치료를 운영하시는 선생님께서 다같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시는 것이 보였다. 모두가 함께 악기를 연주하며 화음을 만들어 내는 것에서 회원님들은 정말 많이 웃으셨다. 다른 선생님들은 회원님들에게 절대 반말이나 함부로 대하는 법이 없었다. 센터와 마찬가지로 회원님들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대해주셨고 항상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하셨다.
오후에는 어린이 대공원을 다녀오는 스케줄이 잡혀있었다. 학생들도 함께 동행하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가기 전에 별 탈 없이 잘 다녀올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했다.. 그런데 회워님들은 오히려 남들의 시선은 신경쓰지 않고 차분하게 새로운 경험을 즐기셨다. 실습을 하고 있음에도 나는 아직도 색안경을 끼고 이 분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누리봄 실습에서 정말 인상깊었던 것은 주부9단 시간에 요리를 하는 회원님이었다. 회원님은 요리자격증도 있으시고 요리를 정말 잘하신다고 들었다. 야채 손질 하시는 것을 보고 요리에 정말 능숙하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요리를 하고 우리가 맛보는 모습을 보고 좋아하자 선생님께서 회원님께 우리가 먹는 모습을 보니까 좋냐고 물으셨다. 그 회원님은 고개를 끄덕이셨다. 나에게 있어 그 순간은 정말 감동이었고 인상깊은 순간이었다. 비록 표정이나 말로 감정을 드러내진 않으셨지만 충분히 좋아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 것 같았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잘 하거나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있다. 비 장애인들 조차 그런 것을 모르고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다. 실습을 끝내고 센터로 돌아가면서 사람들이색안경을 끼고 이 분들을 본다는 것은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자신의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따. 정말 이번 실습을 통해 내 태도가 바뀌었고 다른 마인드로 남은 정신간호실습을 임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비록 단 하루였지만 주부 9단 회원님은 기억에 계속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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