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5월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누리봄에서 실습한 삼육대학교 간호학과 한상희입니다.

실습을 나오기 전, 매주 새로운 조현병 환자의 사고와 범죄 기사들을 접하며 정신 질환자에 대한 두려움과 선입견이 생겼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정신간호학 시간에 배운 내용과 정신 실습을 다녀 온 동기들에게 들은 이야기 때문에 정신 질환자들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습니다.

첫날 회원분들이 먼저 현관문을 열어주고, 인사해주시고, 기관을 소개하시는 걸 보며 놀랐습니다. 하지만 회원분들에게 음성증상을 많이 관찰 했고, 몇몇 분들에게 대화를 거부 당하고 난 뒤 마음이 어려웠습니다. 

둘째날 아침 실습을 가는 길에, 첫날 힘들었던 것이 저의 문제였음을 깨달았습니다. 아직 저에게 마음의 벽이 남아있던 것을 알고 난 뒤, 그들에게 마음을 열어보자고, 사람으로서 사랑해보자고 다짐을 했습니다. 놀랍게도 그 이후로 회원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편해졌습니다. 

첫날 대화를 거부한 회원분이 웃으며 인사해주셨고, 많은 회원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눠주셨습니다. ‘누리봄은 현재 그들의 주거공간인데 매주 낯선 사람들이 방문하여 말을 걸고 함께 있어야 되는게 불편하고 힘들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회원분들을 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화요일날 산책을 같이 나간 회원분이 그 이후로 매일 먼저 산책나가자고 하시고, 자신의 용돈으로 뭔가를 계속 사주시고 싶어하셨습니다. 한 회원분은 학생 선생님이랑 처음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시고, 매일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저의 진심이 통한 것 같아 기뻤고, 회원분들도 진심으로 다가와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회원들과 5일 동안 같이 활동하고, 대화하고, 생활하며 저에게 있던 선입견과 편견들이 깨졌습니다. 그들은 소중한 한 ‘사람’이고, 그들의 정신 질환은 말그대로 ‘질환’임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치유와 회복의 과정에 있다는 것을 느꼈고, 그들이 사회와 가정으로 돌아가 잘 적응하기 위해서 따뜻한 관심과 사랑, 치료, 올바른 시선과 경제적,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누리봄을 통해 지역사회전환시설에 대해 알게 되었고, 미래의 간호사, 그리고 의료인으로서 필요한 정신과 의사소통 능력을 많이 배우고 연습한 것 같습니다. 실습 기간동안 잘 알려주시고 도와주신 간호사 선생님과, 원장님을 비롯한 누리봄 직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